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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박죽 단상 화요일 하루 쉬는 날은 뭔가 해야 할 일은 많은데 마음만 바쁘다 아침나절 다올이 와 사진 찌기 놀이를 끝낸 후 잔뜩 이것저것 할 것을 마음에 두고 있었지만 결국에는 제대로 한 것이 없다 집안이 너무 어수선해 오늘은 좀 치워야지 하면 또 뭔가 더 우선해야 할 것이 생각난다 그리고 늘 옆길로 새는 경향이 있다 이것도 저것도 못하고 하루가 다 지나고 저녁이 마땅히 먹을 게 없다 주로 화요일엔 메밀국수나 비빔국수가 메뉴였는데 오늘은 날씨가 유난히 쌀쌀해 단호박이 눈에 띄어 호박죽을 만들었다 색이 고와 만들어 놓고 예쁜 주황색 죽에 파슬리를 뿌리고 민트를 살짝 얹어 사진을 찍는다 전 같으면 만드는 과정을 찍었을 텐데 그것도 요즘은 일인지 생략하게 된다 모두 음식 하실 줄 아는 분들은 그렇게 만드실 테니 하면서 오.. 2022. 11. 18.
추억닮은 가을 일을 하다 보니 매월 정기 모임에는 참석하지 못하는 문학회 연중 행사인 제16화 애틀랜타 문학지 시문학 출판 기념 및 신인 문학상 시상식 행사가 있었다 4시에 시작한다 하여 아침부터 여유롭게 준비를 했건만 잠깐 잠들어버린 옆지기를 깨우지 않고 한복을 고르느라 이색을 입을까 저색을 입을까 고민하고 다림질해 입고 깨워서 출발한 게 1시 반이었다 애틀랜타까지는 2시간 정도 걸리니 3시 40분경에 도착해 동영상이며 사진 촬영 준비를 하느라 분주했다 실내가 조금 어두워서인지 사진이 정말 잘 나오지 않았다 찍어온 동영상도 편집하고 영상작업을 해야 하는데 좀처럼 시간이 나지 않는다 나는 오래전 써놓은 시 "추억 닮은 가을"을 낭독했다 2020년 신인상 수상후 2번째 참석하는 낭독이라 언제나 단상에서 여러 사람들을 보.. 2022. 11. 16.
바람 호수가 나를 맞듯.. https://youtu.be/bgXUyWkr2ww 바람 호수가 나를 맞듯.. -프시케- 추적추적 비가 내린다 하늘은 회색빛... 창을 순간적으로 안았다 떨어지는 물방울들.. 사랑하는 연인을 억지로 떼어놓듯.. 바람이 어거지로 떼어놓는 물 그 물의 무늬가 창에서 멀어져 간다 생의 끝무렵 고즈넉하게 걸어가는 길 저쪽에 물 깊은 바람 호수가 나를 맞는다 잔잔한 견딤을 수면에 뿌린 채 물이 만드는 무늬.. ... 더불어 흐르고 같은 방향으로 부는 바람무늬... 비 오는 날 창가에 부딪히는 물방울무늬처럼 하루의 기억을 무늬로 지어진 빗물이 흐른 풀숲에도 무늬가 놓여 물결친다 풀잎과 만든 그 무늬 위에 파도처럼 일렁이는 바람 무늬와 함께 하루를 시작한다 2022년 11월 12일 토요일 물의 무늬가 바람이다 를 읽.. 2022. 11. 12.
희고 눈부신 숨결을 듣는것 아이들 어릴때 곰돌이 인형 외할머니께서는 첫째 영준이가 태어났을 때 작은 포대기를 선물로 미국으로 보내셨다 보라색 짧은 누비포대기였다 그 포대기로 첫째 영준이는 물론 둘째 건희까지 업어 키운 포대기라 늘 소중하게 여긴다 업어준다는 것.. 아래 박서영 시인의 시에서 처럼 "희고 눈부신 그의 숨결을 듣는다는 것"이다 버지니아에 살던 시누이 식구들이 이쪽 조지아로 이사를 오게 되었다 집을 찾는 동안 우리 집에서 몇 개월을 같이 살았다 그때 시누이에게는 티파니라는 큰딸이 있었다 둘째를 가지고 있던 시누이 대신 내가 매일 틈이 날 때마다 티파니를 업어주었다 아마도 등에 업혔던 적이 없어서였는지 어린 티파니는 내 등에 업히는 순간 긴 안도의 숨을 쉬곤 했다 " 하~아" 등에 얼굴을 대고 그 소리를 낼 때면 나는 기.. 2022. 11.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