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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지난날의 추억444

작은 꽃으로 오는 오월의 끝 작은 꽃으로 오는 오월의 끝 -프시케- 오월의 끝에 피어난 작은 기쁨이여, 작은 꽃송이여 방긋 웃는 아기의 웃음 같은 너 여름날 날갯짓하는 흰나비 같은 너 해리 왕자 결혼식에서 본 어느 공작부인의 예쁜 잠자리 모자 같은 너 아침 햇살 받아 빛나는 너의 하얀 꽃잎 여섯 자매 올망졸망 서로 붙어서 너무 가까이도 너무 멀리도 아닌 적당한 거리에서 서로를 바라보는구나 노랗게 품은 수술도 엄마의 속눈썹처럼 가지런하고 옆에서 지켜주는 범블비 언니도 챙 넓은 모자 쓰고 함박웃음 웃네 작은 몸집 온몸으로 행복을 주는 작은 꽃 너로구나 5월의 끝에서 내게 선사한 활짝 웃는 하얀 꽃송이 기쁨 **** 오래전 지인으로부터 받은 스파이더 플랜트가 꽃을 피울 때마다 한 포기 한 포기 다른 포기로 새로 태어나네요. 화분마다 나누.. 2020. 7. 3.
숲속의 향연 숲 속의 향연 -프시케- 피아노 앞에 앉은 숲 속의 연주 키가 큰 참나무들은 모차르트 소나타 No 8번 310을 신청했다네 물결처럼 흐르는 리듬이 건반 위에 명랑하고 장엄하게 내려앉으면 가벼운 소리 하얀 꽃잎 되어 안단테 칸타빌레로 춤을 추며 온갖 꽃과 새들이 놀러 와 숲과 함께 즐겁게 하네 작은 나뭇잎들은 쇼팽의 강아지 왈츠를 신청하는 거야 피아노 소리는 또 작은 풀잎 되어 Molto Vivace로 걸음을 걷고 빠른 발걸음 소리로 건반 위를 뛰어놀며 내는 금방울 소리 같았지 음악에 취한 온 숲 속은 오월의 신록을 찬양이라도 하듯 힘차고 장엄한 숲의 피아노 소리는 하늘과 바람과 새 나무 그리고 풀 그리고 꽃들과 함께 향연을 하였네 밤이 되자 숲 속 요정이 나타나 모차르트의 피아노 협주곡 23번을 신청했더.. 2020. 7. 3.
치자꽃 그리움 치자꽃 그리움 -프시케- 문풍지 사이로 파고드는 달빛의 은근한 눈빛 속적삼 여미며 달래는 여인의 외로움을 훔쳐보고 나뭇잎 그림자로 절절한 소망이 묵화처럼 얇은 창호지 문에 드리우고 멀리 가신 임의 소식은 멀기만 하네 칠흑 같은 밤일 진대 곧게 세운 여인의 등 뒤로 길게 늘어뜨린 쪽 머리 타래가 서럽구나 얇은 사 하얀 속곳 위로 속절없이 내리는 그리움 방울방울 속절없이 흐드러진 흰 치자꽃 다소곳이 고개 숙이고 달빛 아래 창백한 향기로 문밖을 서성이네 2018년 5월 22일 화요일 *** ** 치자꽃향이 온 동네를 가득 채우네요. 2020. 7. 3.
햇살과 정분 난 구름 정분 난 햇살과 구름 -프시케- 첫 번째 바람이 물었다 " 왜 얼굴이 그래?" 심드렁한 나무가 이야기했다 "아침부터 하늘이 고장 났나 봐" "그러게 무슨 일인데?" 두 번째 바람이 물었다 "내려오던 햇살을 누군가가 붙잡아 매었는지 아니면 오는 길에 구름과 정분이 났던지. 아침 햇살이 내게 까지 오지 않았거든.. 그래서 난 행복하지 않아" "그럼 고장 난 하늘은 누가 고치지?" 세 번째 바람이 물었다 " 글쎄... 아마도 햇살이 구름과 눈 맞아 놀다 싫증이 나면.. 네게 비출 수 있을 거야 그래? " 너는 어디 갔다 오니? 현관 앞에 햇살을 기다리며 심통 난 얼굴로 서 있던 복숭아나무가 내게 물었다 "방금 세 개의 바람이 내게 고장 난 하늘에 관해 소곤거려 주었고, 햇살과 정분이 난 구름이 잠시 한눈파는 .. 2020. 7.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