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지난날의 추억444 새벽달에게 안부를 묻는 새벽 새벽달에게 안부를 묻다 -프시케- 시린 새벽 공기를 이마에 맞으며 오늘의 어휘를 찾아 실눈 뜨고 어슴프레 밝아오는 하늘 끝쪽 내 손톱닮은 새벽 그믐달 가슴에 따온다 잎 떨군 나무 위에 스마일 입술로 눈웃음 주는 그에게 오늘은 무슨 어휘로 안부를 물을까? 달 속에서 방금 내려온 놀란 토끼 지나가다 내게 안 들키려 망부석처럼 앉아 camouflage 하는 새벽 2017년 11월 16일 아침 2020. 6. 30. 가출한 감각 집을 나간 내 감각들 -프시케- 신선한 새벽 공기가 즐겁게 했던 내 후각 아침마다 마시던 새콤한 식초물에 진저리 치던 내 미각 작은 추위에도 목을 한껏 움츠리던 늦가을 아침의 쌀쌀한 촉감 이 모든 감각이 어디론가 총총 떠났다 내 그대를 찾으러 가출을 했네.. 이 모든 것들은 무엇을 찾으러 무엇을 잊으려 자신의 직무를 유기했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남아있는 그대 향한 슬픈 그리움 내 모든 회한의 늪으로 점점 빠져드는 이 적막한 시간 아직도 보이지 않는 그대 모습 볼 수 있는 내 마음의 눈은 아직도 그대 뒷모습에 눈물짓네.. I'd rather go blind than to see you walk away... 음악은 흐르고 2017년 11월 15일 아침 2020. 6. 30. 갈색 기다림 갈색 기다림, 그 Paradox -프시케- 갈색 바람이 분다. 살포시 눈이 안 보이게 웃는 그대의 환한 미소와 함께 내 눈에 와 닿은 그대의 백만불 짜리 미소. 아프고 힘들 때 그대 기다림은 나의 진통제 갈색 그리움 만남이 없는 기다림일지라도 뭔지 모를 굳은 믿음으로 치유되네 그대는 나의 플라시보 갈색 그리움 그대가 몸으로 걸어오지 않아도 환한 그대의 미소가 내게 날아와 나의 아픔은 그대 날개 밑에 따뜻하게 잠드네 갈색 그리움 지나간 회한으로 뾰족뾰족한 내 슬픔들이 내 마음 주머니에서 둥글게 다듬어 질 즈음 상심한 그대의 눈빛 접으며 백만 불 짜리 미소 지으며 내게 두 팔 벌려 달려오기를 기다리며 그대 오지 않아도 나 울지 않으리.. 갈색 그리움 바람아.. 그의 등 떠밀어 떠 빨리 올 수 있게 미풍이라도.. 2020. 6. 30. 가을이 가네 가을이 가네 -프시케- 젖은 낙엽과 함께 고즈넉한 10월도 어느덧 저물어가고 흩어졌던 가족들이 하나 둘 돌아오려 하는 때 11월의 날짜들이 연말을 향해 재촉하는 어느 날 갈색으로 치장한 테이블 위의 센터피스도 반가운 이를 맞을 준비에 볼이 발갛게 상기되어가고 가지런히 놓여있는 플래이스 맷 위의 냅킨들은 힐끗힐끗 서로를 곁눈질한다 문 앞에 주황빛 리스도 동그랗게 놀란 눈으로 반가운 이를 기다리느라 목이 길어진다 다이닝 룸 창밖으로 핀 담쟁이넝쿨도 얼핏 들여다보며 참견하는 11월의 아침 옹기종기 모여 식탁을 나눌 정다운 이들의 웃음소리가 벌써 내 투박한 찻잔 위에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아직도 밝지 않은 새벽안개 한 움큼 머리에 이고 문밖을 서성이다 오래된 기다림에 붉게 물든 복숭아 잎들이 하나 둘 길게 발 앞.. 2020. 6. 30. 이전 1 ··· 52 53 54 55 56 57 58 ··· 11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