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60 바람과 햇살, 그리고 커피 흐린 날, 빗방울... 시.. 바람과 햇살이.. -프시케- 아침에 햇살이라곤 한 줄기 없는 흐린 날입니다 이런 날은 햇살이 가득한 아침을 떠올리며 흐린 날을 즐겨봅니다 사실 커피 향이 더 향기로운 건 맑은 햇살이 있는 날보다는 이렇게 구름이 낀 하늘에 한 두 방을 떨어지는 빗방울을 보며 마시는 날입니다 어제는 앞 뒤뜰에 솔잎을 깔았습니다 햇살이 너무 뜨거운 이곳 날씨에 일 년에 한 번씩은 솔잎을 덮어줘야 하는데 작년 한 해를 걸렀더니 민둥산처럼 화단의 나무 밑의 속살이 훤이 드러나 보여 볼 때마다 미안한 마음입니다 매 격주마다 쉬는 날이면 영준 왕자와 건희 공주를 만나러 다니기 급급해 화단이 벌거숭이인걸 보면서도 슬쩍~~ 몰라라 했던 것 같습니다 ㅎㅎㅎ 친구가 멀리서 와 공항에 Pick Up 가야 한다는.. 2024. 3. 4. 아무말 하지 않으리라 (편지) - 이영철 https://youtu.be/nbboT0Rq9jU 아무말 하지 않으리라 (편지) -이 영철- 아무말 하지 않으리라 봄밤에 잠들지 못한 까닭을 한줄기 별똥별을 바라보며 눈물짓는 이유를 바람앞에 등불을 들고 또 하루가 저문다 해도 다시는 눈물나는 사랑에 목숨하나 버리지 못할 것 같아 가슴엔 무덤하나 만들고 어딘가에 아름다운 사람으로 남아있을 너를 그리며... 이밤 더딘 시간속으로 무너져 내려도 아무말 하지 않으리라 2024년 1월 23일 화요일 2024. 2. 19. 새들은 이곳에 집을 짓지 않는다 - 이 성복 ** 우리 집 뒤뜰에는 해마다 봄이면 새들이 집을 짓는다 처마밑 화분위에다 어김없이 몇 년째 집을 짓고 있다 이성복 시인의 시 "새들은 이곳에 집을 짓지 않는다" 이 시를 읽으며 아마도 시인은 도시화되어있는 서울의 차가움을 노래하지 않았을까 아파트 같은 콘크리트로 지어진 집에도 새가 집을 짓기는 하겠지만 너무 메마르고 차가와진 빌딩숲에 과연 새가 집을 지을 곳이 얼마나 될까? 가여운 새들의 상황을 이야기하지 않았나 싶다 아파트 위의 기저귀는 막 태어난 아기를 연상시키지만 수의처럼 바람에 날린다에서 벌써 죽음을 이야기한다 죄의 색깔이 바뀌는 늘 죄짓고 있는 우리 인간들의 철면피를 이야기한 것일까? 돌틈새로 나오는 풀들의 목마름 나도 언젠가 드라이브웨이 시멘트 금 간 틈을 비집고 나오는 풀을 본 적이 있다 .. 2024. 1. 23. 지리산 동백 숲에서 - 조 사익 구독자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https://youtu.be/QBbZyKRLBaI 지리산 동백 숲에서 조 사 익 (趙司翼) 서리 숲 붉게 핀 동백꽃들이 넌지시 웃고 있어도 실개천 고향 같은 계곡물 흘러도 외롬에 갇혀 껍질 깨지 못하고 인적 뜸한데 돌길 거친 청학동 눈길에 넘어지고 또 넘어지고 눈 녹아 흐르면서 눈물처럼 어깨를 훌쩍이는데 이런 때는 숲바닥을 움켜쥐고라도 기억에 없는 누구라도 이야기할 사람 찾고 싶다 단테처럼 영혼을 예견할 수 있다면 초조해하며 견디기 힘든 욕심, 집착, 애착, 모두 비우고 세상이 정해 둔 시간에서 벗어나고 싶다 눈바람 등을 타고 도약하는 새들이 날아가는 노을빛 사이로 저녁 무렵이 찾아들고 속속들이 별무리가 어둠을 차오른다 동백숲 눈에 찍힌 발자국 희미해지면서 2024.. 2024. 1. 5. 이전 1 2 3 4 5 6 7 ··· 1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