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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수선화 질 때 우리 만나자 - 조 사익 https://youtu.be/ufLqoUGHtwo 수선화 질 때 우리 만나자 조 사익 (趙司翼) 별이 빛나는 밤 반딧불이 등불 삼아 말없이 간다 극지점이 물결치듯 녹아내리고 대륙이 활화산처럼 불타 오르고 갈기갈기 대지는 내장을 드러 내놓고 피눈물 잦아질 날 없는 세상 소리 피해 가듯 여름이 죄인처럼 고개를 숙이고 간다 대지가 몸을 달구고, 바닷물 끓어 오르고 네 잘못도 아닌데 얼마나 소연(蕭然)하랴 갈색 구름 하늘 많아지면 캔버스 속 푸른 풍경이 그리울 것만 같고 밤 귀뚜라미 원음 잦아질 때면 어느 낯선 골짜기에서 펑펑 널 찾아 헤맬 것 같다 벌링턴 언덕에서 너의 뒷모습을 지켜보는 동안 나는 너를 '여름'이라 말하며 잊지 않겠다 시낭송 같은 봄이 가고 수선화 꽃 질 때 우리 만나자 --Burlingto.. 2023. 9. 1.
수선화 질 때 우리 만나자 - 조 사익 - https://youtu.be/j5ieBpzICV4 . . 수선화 질 때 우리 만나자 - 조 사 익 (趙司翼)- 별이 빛나는 밤 반딧불이 등불 삼아 말없이 간다 극지점이 물결치듯 녹아내리고 대륙이 활화산처럼 불타 오르고 갈기갈기 찢긴 대지는 내장을 드러 내놓고 피눈물 잦아질 날 없는 세상 소리 피해 가듯 여름이 죄인처럼 고개를 숙이고 간다 인간 이기(利器) 집합 더해지면서 대지가 몸을 달구고 바닷물이 끓어 오르고 네 잘못도 아닌데 '여름'이라는 이유로 가는 길 얼마나 소연(蕭然)하랴 갈색 구름 짙은 하늘 많아지면 캔버스 속 푸른 풍경이 그리울 것만 같고 밤 귀뚜라미 원음 잦아질 때면 어느 낯선 골짜기에서 펑펑 찾아 헤맬 것 같다 갈바람 살랑대는 벌링턴 언덕에서 너의 뒷모습을 지켜보는 동안 나는 너를 '여.. 2023. 8. 26.
초 여름의 하루 A Day in Early Summer https://youtu.be/_vXz-C2Naxc 초 여름의 하루 -프시케- 아침 햇살이 눈이 부신 아침.. 재잘재잘 지저귀는 새소리가 정겹습니다.. 촉촉이 맺힌 아침이슬을 머금은 낮은 풀잎의 노래.. 소곤소곤 저마다 하루의 소망을 노래하는 거지요.... 강하게 내리쬐는 부서지는 햇살이 따가운 정오.. 나무 위로 오르내리는 다람쥐의 눈동자가 반짝입니다.. 꽃이지 고난 벚나무가 만들어준 시원한 그늘의 다정한 눈빛.... 가던 길 멈추고 늘어진 가지 뻗어 쉬었다 가라고 눈으로 말하는 거지요.. 뉘엿뉘엿 스러져 가는 햇살이 기운이 없는 오후.. 위에서부터 흘러내리는 분수대의 물소리가 시원합니다.. 뛰어 뛰엄 놓여 있는 철제 의자가 만들어준 공간의 속삭임.... 어제보다 얼마나 더 나아진 나였는지를 생각해보라.. 2023. 8. 8.
<12> 별이 빛나는 밤 - 조 사익- 별이 빛나는 밤 조 사익 (趙司翼) 먼지 쌓인 추억을 손바닥으로 지우면서 내 오랜 세월이 예저기 흩어져 은하계를 떠도는 유영을 보았고 이야기를 들었다 수 없이 독백하며 홀로였던 밤 그 많던 시간이 담쟁이덩굴처럼 월계수에 쌓여 비밀처럼 과거라 해도 불꽃같은 오늘이어도 이 모두가 나였었고, 나인데, 남이 되어버린 지금에 와서 낯선 시선이 오고 갈 뿐 아무런 말이 없고 내가 그립지도 않았는지! 맥 끊긴 삶의 간극이 너무 길었던 이유였을까 별이 빛나는 라플란트의 밤 과거 속에 오늘을 그려 넣고 오늘 안에 지난 이야기를 새긴다 2023년 7월 26일 수요일 2023. 7.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