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Writing /詩가 문득 내게 말을 걸어 올 때46

한 번은 시처럼 살아야 한다 챙 넓은 흰 모자 위에 하늘 한 줄 얹고 사부작사부작 미사여구 곁들여 입고 초록이 향기로운 풀밭 위를 한 걸음 보라의 시로 한 걸음 초록의 시로 녹음 짙은 풀잎 바다 시처럼 걸었다 어쩌면 시처럼 산다는 것이 이런 순간 일지도.. 한 번은 시처럼 살아야 한다 -양 광모- 누구라도 한때는 시인이었나니 오늘 살아가는 일 아득하여도 그대 꽃의 노래 다시 부르라 누구라도 일평생 시인으로 살 순 없지만 한 번은 시처럼 살아야 한다 한 번은 시 인양 살아야 한다 그대 불의 노래 다시 부르라 그대 얼음의 노래 다시 부르라 2020. 7. 18.
누군가 물어볼 지도 모릅니다 누군가 내게 물어볼까 봐 -프시케- 몇 사람이나 뜨겁게 사랑했는지... 지금부터 나는 뜨겁게 사람을 사랑하기로 했습니다 몇사람이나 눈물로 용서했는지... 지금부터라도 눈물로 용서하는 법을 배우겠습니다 몇사람이나 미소로 용기를 주었는지.. 지금 이 시간부터라도 미소로 용기를 주는 연습을 하며 살겠습니다 시간을 낭비하지 않았느냐고... 이 순간부터라도 시간을 헛되이 보내지 않기로 했습니다 사람을 가장 먼저 생각했느냐고.. 이 밤부터라도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내가 되기로 했습니다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려 노력했느냐고.. 지금 만나는 처음의 꿈부터라도 나는 세상을 아름답게 하는 꿈을 꾸겠습니다 혹여 아무도 물어보지 않더라도 독백으로 진정으로 한 권뿐인 내 인생의 책을 빈틈없이 채웠노라고.. 내 마지막 서명전에 쓰.. 2020. 7. 17.
사랑해 사랑해 -양 광모- 아침에는 이슬을 모아 쓰고 낮에는 햇살을 모아 쓰고 저녁에는 노을을 모아 쓰고 밤에는 별빛을 모아 쓰며 봄에는 꽃잎을 모아 쓰고 여름에는 빗방울을 모아 쓰고 가을에는 단품을 모아 쓰고 겨울에는 눈송이 모아 쓰며 그대 눈으로는 읽지 못하리 내가 쓰는 불과 심장의 언어를.. 2020. 7. 15.
아내 아내 -공광규 아내를 들어올리는데 마른 풀단처럼 가볍다 두마리 짐승이 몸을 찢고 나와 꿰맨 적이 있고 또 한 마리 수컷인 내가 여기저기 사냥터로 끌고 다녔다 먹이를 구하다 지치고 병든 암사자를 업고 병원을 뛰는데 누가 속을 파먹었는지 헌 가죽부대처럼 가볍다 2020. 5. 27.